국제통화기금(IMF)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구제금융 조기 집행을 추진한다. 지난 29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6월 IMF와 합의한 500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을 조기에 집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가 내년 만기가 다가오는 부채를 적절하게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자 내린 조치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이틀 동안 5억 달러 규모의 보유 외환 매각을 시도했지만 이날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34.20페소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는 2015년 12월 변동환율제가 적용된 이후 하루 기준 가장 크게 떨어진 수치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우리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의 상환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자금을 우선 받기로 IMF와 합의했다"면서 "이런 결정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우리 정부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난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IMF 집행이사회에 상정되는 구제금융의 조기집행안을 최대한 빨리 결정할 수 있도록 마크리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르헨티나와의 원래 프로그램에서는 국제시장의 더 부정적인 환경이 완전히 예측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며 ”당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근 변화로부터 아르헨티나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두고 정부의 경제계획 수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249억 달러(약 27조6500억원) 규모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페소 가치 하락으로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페소 가치가 급락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의 재정적자는 74억 달러(약 8조21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