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전 총리, 1MDB 스캔들...'5조원 비자금' 재판 개시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전 총리, 1MDB 스캔들...'5조원 비자금' 재판 개시
  • 황채영 기자
  • 승인 2019.04.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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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66) 전 말레이시아 총리에 대한 재판이 쿠알라룸프르 고등법원에서 지난3일 시작됐다.

5조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나집 라작(Najib Razak, 66) 전 말레이시아 총리에 대한 재판이 지난 3일 시작됐다.

현지 매체와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서 나집 전 총리의 비자금 의혹 관련 첫 공판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나집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쯤 자신의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인이자 자금 세탁 및 탈세 등의 혐의로 함께 기소된 로스마 만소르는 동행하지 않았다.

나집 전 총리는 취임 첫해인 2009년 세운 국영투자기업 1MDB(1 Malaysia Development Berhad)를 통해 45억 달러(약 5조1000억원) 상당의 공적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이른바 '말레이시아 부패 스캔들'이 터졌다.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를 들썩거리게 했다. 

스캔들을 폭로한 주역은 ‘사라와크 리포트’라는 인터넷 탐사보도 매체로, 영국 BBC 출신 클레어 루캐슬 브라운이 지난 2015년 처음 보도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의 부패 이슈를 집중적으로 취재하며 1MDB 스캔들과 관련된 이메일 등 증거문서를 관계자에게서 전달받고, 7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나집 전 총리의 개인 계좌로 흘러간 전말을 기사화 했다.

1MDB는 에너지·부동산·관광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금을 유치한다며 말레이시아 석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그렇게 모인 돈은 총리와 측근들 주머니로 향했다. 2015년 말에는 1MDB의 부채가 130억달러에 육박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는 당선되자마자 1MDB 수사를 시작했다. 나집 전 총리는 45억달러 이상의 돈을 빼돌린 혐의로 같은 해 7월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의 집에서는 현금 1억1400만링깃(약 2644만달러), 보석 1만2000점, 명품 핸드백 500여개 등이 발견됐다.

나집 전 총리와 전 여당 연합 국민전선(BN, Barisan Nasional; National Front)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참패했다.

나집 전 총리는 배임과 반부패법 위반, 자금세탁 등 42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첫 공판은 지난 2월 1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나집 전 총리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1MDB의 지주회사격인 SRC인터내셔널과 관련된 돈세탁, 배임 등 7개 혐의만 다뤄졌다.

나집 전 총리는 이날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정치적 동기에 의해 기소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나집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7개 혐의에 대한 이번 공판이 한 달가량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머지 혐의에 대한 공판이 4월 15일과 7월 8일로 각각 잡힌 상태다.

나집 전 총리는 1953년 생으로 호주 멜버른 대학을 1971년 졸업하고, 2004년 말레이시아 부수상,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말레이시아 수상을 지냈다. 

나집 전 총리는 올해 들어 선거운동을 방불케 하는 활발한 대외 행보를 통해 우호 세력을 결집해 왔다. 이에 대해 나집 전 총리가 자신을 '정치적 보복의 희생자'로 보이도록 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현지 일각에선 다수 인종인 말레이계를 중심으로 나집 전 총리에 온정적인 여론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아울러 이번 재판에는 세계 각국의 이목도 쏠린 상태다. 비자금 규모가 천문학적인 데다 관련 수사에 글로벌 투자업체 골드만삭스와 할리우드 스타 등의 이름까지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해 12월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골드만삭스의 자회사들과 전 임직원 2명 등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공조해 미국 법무부도 작년 11월 골드만삭스 동남아시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 등 전 임직원 두 명을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자금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다. 아울러 미 법무부는 1MDB 횡령 자금으로 조성된 미국 내 자산도 압류했다. 

1MDB 스캔들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은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 금융인 로우택조(37)다. 그는 나집 총리의 옆에서 1MDB를 통한 5조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과 돈 세탁 등 실무를 담당했다. 로우는 나집 전 총리의 의붓아들 리자 아지즈와 함께 영화에 자금을 투자하고 초호화파티를 열면서 할리우드의 큰손으로서 행세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2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로우의 31번째 생일파티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베니시오 델 토로 등 각계 유명인사 수백명이 참석했고,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인기를 끈 가수 싸이 등이 축하공연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로우에게 선물을 받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연루됐다. 2014년 한때 로우와 사귀었던 호주 출신 톱모델 미란다 커는 810만달러(약 90억원) 상당의 보석을 받았고, 디카프리오는 피카소와 바스키아의 미술작품 등을 선물받았다. 모델 킴 카다시안은 페라리 승용차를, 린제이 로한은 5만달러 상당의 샴페인을 선물받기도 했다. 미국 검찰 수사 결과 그의 재산 대부분이 1MDB에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고, 이들 중 대부분은 압류 대상이 됐다. 로우는 수사가 시작되자 종적을 감췄다.  

또, 골드만삭스는 2012~2013년 세 차례에 걸쳐 65억달러 상당의 1MDB 채권을 발행해 자금 유치를 도와주고 6억달러(약 6700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골드만삭스에 75억달러(약 8조 4292억원)의 벌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이는 골드만삭스 시가총액의 10%에 해당한다. 1MDB 관련 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에는 부실감사 책임을 물어 220만링깃(약 6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로우가 소유했던 호화 요트가 시가의 절반 가격인 1억2600만달러(약 1400억원)에 매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진 이 요트는 로우가 횡령한 공적 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도네시아에 압류됐다가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로 반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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