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이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를 공습·포격했다.
지난 9일밤(현지시간) 터키 국방부는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평화의 샘' 작전의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넘은 지상 병력의 규모와 공격 지점 등은 밝히지 않았다.
터키 국방부는 지상작전 시작을 알리는 트윗 후 군이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라스 알-아인에서는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고 전투기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미군 50명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했다. 미국은 여러 단체가 수백 년간 전쟁을 벌인 중동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키는 이슬람국가(IS)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IS 격퇴와 안전지대 확보를 명분으로 한 터키의 시리아 공습을 묵인하고 중동에서 발을 뺄 계획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공개된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터키군이 시리아에서 ‘평화의 봄’ 작전을 개시했다”며 군사작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앞서 파흐레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터키군이 자유시리아군과 함께 터키-시리아 국경을 곧 통과할 것이라고 SNS를 통해 밝혔다. 그는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떠나지 않으면 우리의 반(反)IS 작전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군의 지상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SDF 전사들은 탈 아브야드를 향한 터키군의 지상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이 지상전을 시작하자 시리아 쿠르드는 IS 격퇴전을 중단하고 시리아 북부에서 총동원령을 내렸다.
터키 국방부는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작전은 유엔헌장 51조에서 규정한 '자위권'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 테러리즘 전투에 관한 결의안의 틀 안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간인과 무고한 사람, 역사적·문화적·종교적 건물, 작전 지역의 사회 기반 시설 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터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안보리에 보낸 서신에서 군사 작전이 적절하고 신중하며 책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보리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5개국의 요청으로 10일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철군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의 불씨를 댕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군의 공격이 시작된 뒤 "나쁜 생각"이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공화당으로부터도 '동맹을 버렸다', '가장 큰 실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시리아 북동부 지역 미군 철수로 안보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쿠르드가 시리아 정부와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바드란 지아 쿠르드 시리아 쿠르드자치정부의 고위 관리는 “미군이 전면 철수하면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리아 정부나 러시아와 대화할 수 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