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의 순이익이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의 수익에 힘입어 5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잠재적 리스크와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상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19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13곳의 해외 현지법인 52곳의 순이익은 2,126억원으로 전년보다 48.5%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당기순이익 규모가 늘어나게 됐고, 위탁·인수 수수료 수익과 이자수익이 증가해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17년 국내 증권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4800만달러였으나, 2018년 1억2280만달러, 2019년 1억8240만달러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홍콩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이 전체 당기순이익의 83.7%를 차지했다.
홍콩이 9,670만달러로 흑자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베트남(2,840만달러), 인도네시아(2,220만달러), 영국(1,420만달러), 미국(1,270만달러) 순으로 당기순이익이 높았다.
홍콩법인 순이익은 1년 새 67.9%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대형 증권사는 홍콩법인을 아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고 자기자본을 크게 늘려 투자은행(IB)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반면, 중국 해외 현지법인만 20억원 정도의 적자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은 "중국 진출 현지법인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인가를 받은 금융투자회사가 아니라 상무국에 일반자문회사로 등록해 영업이 제한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외국 증권사가 금융투자회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순자산이 200억위안(약 3조44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 대다수가 지역 상무국에 일반 자문사로 등록해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예정기업 소개 등의 한정적 사업만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 자산은 67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8.1% 늘었다. 이는 이들 해외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증권사 13곳 자산의 18.8% 수준이다.
해외 현지법인의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3.0% 늘었다. 해당 증권사 자기자본의 15.9%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중 14곳이 14개국에 진출해 67개 해외점포를 두고 있으며 이 중 현지법인이 52곳이고 현지사무소가 15곳이다.
지난 2018년 대비 5개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이 베트남과 싱가포르, 리딩투자증권이 싱가포르와 미얀마 등지에 해외법인을 개설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 53곳이며 미국 9곳, 영국 4곳, 브라질 1곳 등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중국이 14곳으로 가장 많고 홍콩·인도네시아·베트남 각 8곳, 싱가포르 6곳, 일본 3곳 등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가 15곳으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 10곳, NH투자증권 8곳, 신한금융투자 7곳, 삼성증권 5곳 등 순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함에 따라 당기순이익 규모는 2017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도 올해는 기세가 한풀 꺾이리라고 내다봤다.
이어, "증권회사별로 진출지역, 영업형태 등이 차별화돼 있어 리스크 요인수준이 상이하다"면서 "해외투자 관련 잠재적 리스크와 건전성에 미치는 요인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