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검찰 출석···'합병·승계 의혹' 조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검찰 출석···'합병·승계 의혹' 조사
  • 황채영 기자
  • 승인 2020.05.2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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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 3개월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비공개 소환한 것이다.

이 부회장의 검찰 출석은 지난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처음이다.

26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재용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불거진 각종 불법 의혹과 관련해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관계 등에 대해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을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수 차례 고발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께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해 영상녹화실에서 신문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 부회장의 귀가시간을 사전에 알리지 않을 계획이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합병·승계 과정에서 불법이 의심되는 행위들을 각각 기획·실행한 주체를 파악하는 한편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수뇌부가 어디까지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다. 

삼성은 합병비율을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로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린 의혹을 받는다.

또,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의 표준지(가격산정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했다. 국토교통부는 자체 감사를 벌인 결과 외부의 압력 등이 개입했을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 역시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합병 이후 콜옵션을 1조8000억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4조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렸다.

검찰은 이 부회장 소환에 앞서 '삼성그룹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69) 전 미전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등을 잇따라 소환하면서 막판 혐의 다지기에 주력했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등 임원들도 최근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의 법적 책임과 가담 정도를 따져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에서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합병의 최대 수혜자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그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은 합병이 진행된 이후에 분식회계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반박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2015년 9월에 진행됐는데 삼성바이오 회계 처리는 같은해 12월에 이뤄져 합병 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구체적인 회계 조작은 이 부회장과 연관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향후 법정에서 회계 기준의 해석 차이를 두고 쟁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가능한 다음달까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매듭 짓고, 연루된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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