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몰락한 부호' 에이키 바치스타 전 EBX 그룹 회장이 징년 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현지시간) 벨로 인베스테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연방형사법원의 호잘리아 몬테이루 피게이라(Rosália Figueira) 판사는 전날 바치스타에게 금융시장 조작 혐의를 적용해 8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1000만 헤알(약 24억 원) 규모의 벌금도 부과했다.
지난해 8월 브라질 경찰은 에이치 바치스타를 돈 불법 자금 조달과 돈세탁 등 혐의로 체포했다.
앞서 2018년 7월 리우 지역연방법원은 바치스타에게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해 30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3개월 후 연방고등법원은 항소기간동안 가택 연금을 결정했다.
바치스타는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지난 2011년 리우 주지사에게 돈세탁을 통해 1,650만 달러(약 200억 원)를 뇌물로 준 혐의를 받았다.
바치스타 체포·수감은 사법 당국이 지난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벌이고 있는 권력형 부패 수사에 따른 것이었다.
바치스타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1987년부터 집계하는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가장 극적으로 추락한 인물로 꼽힌다.
브라질에서 광산 및 석유 사업을 펼쳤던 그는 브라질 에너지 부흥과 함께 2012년에 30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세계 7위 부자에 등극했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 불황으로 인한 주가 폭락, 투자 실패 등으로 그가 이끌던 기업과 계열사들은 잇따라 파산하며 2014년 3월에는 그의 재산은 100분의 1인 3억 달러로 줄었다.
바치스타가 이끌던 EBX 그룹은 한때 에너지·조선·물류·광업·부동산·스포츠 마케팅·정보통신·식품 등 분야의 계열사로 거느릴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경영과 투자 실패, 주가 폭락 등이 겹치면서 자금 압박을 받아 주요 계열사의 파산보호 신청이 잇따랐고, EBX 그룹은 사실상 해체됐다.
이후 바치스타는 주가 조작을 위한 내부정보 이용과 투자자들에 대한 거짓 정보 제공, 허위 진술 등 혐의로 검찰에 의해 수차례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