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개방 결의", 미국의 대중 포위망 견제

중국과 유럽연합(EU)이 7년 만에 투자협정 체결을 합의하며 양측 간 교역 확대가 기대된다. 중국은 EU에 경제적으로 통 큰 양보를 하는 대신 외교적으로 미국의 대중 포위망을 견제할 수 있게 됐고, EU는 중국 시장에서 미국보다 더 나은 투자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3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EU와 중국이 오늘 포괄적투자협정(CAI)에 관한 원칙적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EU는 새로운 시장 개방을 포함한 시장 접근 확대를 비롯해 국영 보조금, 기술 이전 강제와 관련한 중국 내 EU 기업 공정 대우를 협정의 핵심으로 꼽았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늘 합의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중대한 이정표다. 유럽 투자자들에게 전례 없는 중국 시장 접근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상호 투자를 위한 더욱 광범위한 시장 접근, 높은 수준의 기업 환경, 보다 강력한 제도적 보장, 밝은 협력 전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EU는 지난 2014년부터 7년 동안 투자협정을 협상했다. 중국과 EU는 서로에 대해 2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협상 내용을 브리핑받은 관계자를 인용해 투자협정이 체결되면 유럽 기업이 중국 전기차, 금융, 부동산, 해운·항공 등 분야에서 전례 없는 시장 접근권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정 산업에서의 외국인 지분 한도, 합작법인 요건 등 중국 투자 장벽도 낮춰질 전망이다.
EU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 거듭 우려를 표명하면서 유럽기업에 대한 시장 접근권 확대와 중국 내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촉구해 왔고, 중국이 강제노동 문제와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 규정을 따르겠다고 약속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양측은 앞으로 몇 달에 걸쳐 비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협정 발효를 위해서는 유럽의회 비준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한편, 조 바이든 차기 미 대통령 당선인은 EU에 범대서양 동맹으로서 함께 적극적인 중국 견제에 나서길 촉구하고 있지만 EU는 중국 문제에 관해 협력하겠지만 미중 경쟁 구도에 끌려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