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며 1위로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난해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타격이 더 컸다
24일(현지시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개한 2020년 FDI 통계치에 따르면 글로벌 FDI 추정치는 8590억달러(약 949조원)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이 같은 낮은 수준은 1990년대 이후로 처음이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보다도 30% 이상 낮은 수치다.
UNCTAD는 "이번 FDI 수치가 글로벌 경제에서 아시아와 서방국 간 극명한 격차를 드러낸다"면서, "지난해 동아시아는 전 세계 해외투자의 3분의 1을 유치하며 집계가 시작된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인해 FDI 흐름은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FDI 감소 타격은 선진국에 집중됐다. 선진국이 받은 FDI는 69% 줄어든 2290억달러(약 253조원)였다.
미국에 대한 FDI는 49% 감소한 1340억달러(약 148조원)로 분석됐다. 유럽에 대한 투자도 크게 줄어 유럽연합(EU) 27개국에 대한 FDI 규모는 1100억달러(약 121조원)로 71% 급감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은 양호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FDI는 12% 감소했지만, 글로벌 FDI에서 이들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 점유율이다.
세계 최대 FDI 수혜국은 중국이었다. 중국에 대한 FDI는 1630억달러(약 180조원)로 4% 늘었다. 첨단산업 및 국경을 넘나드는(cross border) 인수합병(M&A) 부문에서 각각 11%, 54% 증가세가 나타났다.
또 다른 주요 신흥경제국인 인도를 향한 FDI는 13% 늘어난 570억달러(약 63조원)로 집계됐다.
이번 수치는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며 성장률이 추락한 반면, 중국은 엄격한 봉쇄 조치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 중심이 점차 중국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