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가치 폭락, 달러당 110 루블 넘겨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대규모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 위험등급으로 대폭 낮췄다.
3일(현지시간) S&P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 때문에 채무불이행, 디폴트(default) 위험이 커졌다며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8단계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평가단계 중 BB+는 투자가 부적격하다는 평가이며, CCC-는 투자하면 원금과 이자 상환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평가로, 국가부도를 뜻하는 등급인 D보다 두 단계 위다.
S&P는 "이번 조정은 채무불이행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는 조처들이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S&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강등했다.
또, 무디스와 피치도 채무불이행이 우려된다며 러시아의 국채신용 등급을 투기등급(정크)으로 6계단씩 낮췄다. 피치는 'BBB'에서 'B'로, 무디스도 'Baa3'에서 'B3'로 하향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EU 등은 주권침해,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경제 제재를 내놓고 있다. 러시아 대형은행들을 국제결제망(SWIFT)에서 퇴출하고 자산을 동결하며 항공로를 끊고 핵심 기술이나 부품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서 제재 충격 때문에 러시아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3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7%로 추산하며 1998년 경제위기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루블화 가치도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117.5루블, 유로당 124.1루블까지 치솟았다. 루블화 가치가 달러당 110루블을 넘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