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1693명 발표
첫 특별사면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 맞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15일 광복절 사면 및 복권 대상자로 선정됐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특별사면은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따라 주요 경제인들이 사면 명단에 포함됐고 중소기업인·소상공인 32명도 사면대상자에 포함됐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단 한 명도 사면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광복절 사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부회장 등 1693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행정제재 대상자 총 59만3509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와 649명의 모범수 가석방도 시행된다.
한 장관은 이번 사면을 '경제위기 극복 및 사회통합을 위한 특별사면'으로 평가하며 “코로나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온 점을 고려해 중소기업인·소상공인들을 적극 발굴, 사면 대상에 포함해 민생 경제 저변의 활력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또 “서민생계형 형사범, 장애인·중증환자·유아 대동 수형자 등 온정적 조치가 필요한 대상자들에 대한 사면으로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경제인 사면 대상자는 이 부회장, 신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4명이다. 다만 막판 사면 최소화 방침에 따라 당초 거론됐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은 제외됐다.
이 부회장은 형기가 이미 만료된 상태지만 5년 동안 취업제한 규정 등을 적용받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복권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은 지난해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신 회장은 특별사면 및 복권, 장 회장은 특별복권, 강 전 회장은 특별사면 및 복권된다. 다만 현재 계열사 부당 합병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남은 사법 리스크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특별사면과 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민생경제 저변의 활력을 제고한다'는 의미에서 중소기업인·소상공인 32명에 대한 사면도 단행된다.
조상수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이나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도 이번 사면 대상에 올랐다. 노사 관계와 관련한 사범 중 사면 대상자는 이들을 포함해 총 8명이다. 노사통합과 사회공동체 결속력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정치인과 공직자는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김경수 전 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모두 제외됐다.
이번 사면에는 살인·강도·조직폭력·성폭력·뇌물수수 등의 죄를 저지르지 않고 재산범죄 위주의 일반 형사범 1638명이 포함됐고, 말기 암 진단을 받는 등 중증환자 2명과 유아 대동 수형자(1명), 생계형 절도사범(7명) 등 11명의 특별배려 수형자도 사면 대상에 올랐다.
'서민경제의 역동성을 부여한다'는 취지로 행정제재 대상자 59만3509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시행된다. 여기에는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 행정제재 조치를 받은 59만2037명, 건설분야 영업정지 등을 받은 807명, 자가용화물차·여객운송업 운행조치 등을 받은 운송사업자 4명, 업무정지 된 개업 공인중개사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