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물가상승율이 고공행진 하고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가 두달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을 선택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ECB가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한 결정이다.
27일(현지시간)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뒤 기준금리인 한계대출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계대출금리는 2.25%가 됐다. 일반은행이 ECB에 일주일 단위로 돈을 빌릴 때 무는 대출(레피) 금리는 1.25%에서 2.0%, 하룻밤 ECB에 예치할 때 주는 데포(예치)금리도 0.75%에서 1.5%로 올렸다.

ECB는 결정문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치솟는 에너지와 식량 가격, 공급 병목 현상 등이 물가 압력의 확대와 인플레이션 증가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0%로 낮춘 뒤 6년여째 유지해 왔지만 치솟는 물가상승률에 지난 7월 결국 0.5%p를 올리는 '빅스텝'에 나섰고 고물가가 이어지자 이번에는 '자이언트 스텝'을 지난 9월에 이어 두달연속 선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빠른 금리 인상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고, 경제회복을 위해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2021년 9월만 해도 3.4%였던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올 1월 5.1%에서, 6월 8.6%, 7월 8.9%, 8월 9.1%, 9월 9.9%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CB의 금리인상이 물가안정을 위한 것도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미국 연준은 올 6월과 7월, 9월에 연속 세번 0.75%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현재 3.00%~3.25%다. 연준이 11월2일 4회연속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ECB가 이날 0.75%포인트 인상을 하면서 7월부터 3차에 걸쳐 총 2.0%포인트 금리인상을 하게 된 것이고 미국과의 기준 금리격차도 한동안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달러 강세로 지난해 '1유로=1.2달러' 수준이던 유로화 가치는 근래 패러티(1유로=1달러)가 깨진 뒤 이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ECB정책금리와 유로존 물가상승률 추이 [출처=ECB]](/news/photo/202210/21955_18380_598.jpg)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의 0.75%p 금리인상으로 유럽증시는 보합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STOXX50지수는 0.80 포인트 (0.02%) 내린 3604.51, 프랑스 CAC40지수도 32.28포인트(0.51%) 하락한 6244.03를 기록한 반면 영국FTSE100지수는 17.62 포인트 (0.25%) 오른 7073.69, 독일 DAX지수는 15.42 포인트 (0.12%) 상승한 1만 3211.23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