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9-16 01:09 (월)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악화일로···결제·환불도 막혀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악화일로···결제·환불도 막혀
  • 김혜빈 기자
  • 승인 2024.07.23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환불, 신용카드 결제도 중단
큐텐 플랫폼 정산·환불 지연에 입점 업체 이탈 잇다라
큐텐, 최근 2년 새 여러 기업 인수하며 몸집 불려 '화근'

이커머스 기업 큐텐(Qoo10)산하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당수의 상품 판매가 중단되고 신용카드 결제도 막혔다. 이번 사태가 성수기를 앞두고 손실을 우려하는 여행뿐만 아니라 유통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어 큐텐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큐텐은 최근 2년 새 여러 기업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린 것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티몬에서는 결제·취소 등 신용카드 거래가 모두 중단됐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 업체들은 입점한 상품의 판매를 잇달아 멈췄다. 업계는 규텐이 운영하는 위시플러스. 티몬, 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길어지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을 비롯한 대형 유통사들도 해당 플랫폼에서 철수했다.

큐텐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사진=글로벌금융신문DB]

현재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을 결제한 소비자들이 정상적으로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티몬의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신규 결제와 결제 취소 절차를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티몬에서 환불을 원하는 고객은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때문에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머지 사태의 규모가 생각날 정도"라며 "수백 건이 넘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입점 판매자들이 제때 받지 못한 금액의 규모가 최소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용자 수도 위메프 432만명, 티몬 437만명에 달한다. 사태가 장기화될 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는 위메프에서 먼저 발생했다. 지난 8일 입점 판매자 500여명이 지난 5월 판매한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위메프는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전산 시스템 오류였다면서 “정산 지연된 판매자에게 연이율 10%의 지연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같은 큐텐 계열사인 티몬에서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일어났다. 

네이버와 11번가 등 오픈마켓 쇼핑몰은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면 바로 다음날 판매자에게 대금 100%를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위메프는 상품 판매가 된 달 말일을 기준으로 두 달 후, 티몬은 40일 이내 정산을 해 상대적으로 정산 주기가 길다. 티몬과 위메프는 논란이 계속되자 결제 대금을 보관하지 않고 제3의 금융 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다음달 중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티몬과 위메프 모두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두 기업 모두 수년간 적자 상태에 있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무리하게 몸집을 불린 것이 유동성 위기를 낳았다고 보고 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58) 대표가 2010년 세운 회사다. 그는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차렸다. 큐텐은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AK몰과 미국 위시 등 국내외 이커머스를 연이어 인수했다. 큐텐의 규모를 키워 산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구 대표는 국내에 입국해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마켓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자(셀러) 정산금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업계가 잇달아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티몬과 위메프의 일시적인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해당 마켓에 대한 선정산대출의 실행을 전날부터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SC제일은행도 전날부터 파트너스론의 티몬, 티몬월드, 위메프 대상 신규 및 건별 대출 취급을 일시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 중단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없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커머스와 입점 판매자 간의 정산 문제인 만큼 금융당국이 직접 개입하긴 어려우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와 일부 선불전자지급업(티몬캐시)이 껴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