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코스피·코스닥 시장 서킷브레이커 발동
국내증시가 월요일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미국 경기 침체 공포와 엔화강세가 엄습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오후 서킷프레이커 1단계가 동시 발동, 결국 폭락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매도를 주도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은 2400선과 690선으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이 직전 최대였다.
시장이 지날수록 우하향하자 거래소는 오전 11시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에 이어 오후 2시14분께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그러나 거래 재개 직후에는 투자자의 ‘패닉셀링(공황매도)’이 이어지면서 지수가 10% 넘게 내려 잠깐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지난 2020년 3월 19일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에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이날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1조 5282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273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2736억 원 규모로 내다 팔았고 개인만 1조7001억 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10.30%, SK하이닉스 -9.87%, LG에너지솔루션 -4.17%, 삼성바이오 -2.31%, KB금융 -7.69% 등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도 88.05(-11.30%) 내린 691.28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들이 6783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445억원과 117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종목별로 에코프로비엠 -11.30%, 알테오젠 11.36%, 에코프로 -11.07%, HLB -4.69%, 삼천당제약 -14.99%, 엔켐 -11.03%, 셀트리온제약 -13.72%, 클래시스 -4.16%, 리가켐바이오 -12.20% 등 대부분 하락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는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경기 침체 공포로 확산하며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이 급등하는 대신 3대 지수가 급락했다. 일본 엔화의 급격한 상승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BOJ는 최근 일본의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등의 요인을 반영해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과도한 매도 역시 엔화 강세와 엔캐리 청산의 영향인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가능성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아시아 증시도 패닉에 휩싸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0% 하락한 3만1458.42를 기록했다. 이날 하락 폭은 3836포인트가 밀렸던 1987년 10월 20일 블랙먼데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대만가권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35%(1807.21) 하락한 1만9830.88로 장을 마쳤다. 이는 57년 이래 최대 낙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