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 들어 여섯번째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3회 연속 동결이다. 뛰는 집값과 가계대출이 금리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2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3.5%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확산 되자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춘 이후 지난 2021년 8월 금리 인상에 돌입해 1년 반 동안 12차례에 걸쳐 총합 3%p(포인트)에 달하는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초부터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동결의 주된 원인으로 뛰는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꼽힌다.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수요를 자극해 자칫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랐다.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7월 이후 은행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아직 안심하기 이른 물가수준도 원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를 기록한 이후 2~3월 3.1%까지 올랐다가 4월 2.9%, 5월 2.7%로 내림세를 탔고 특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하지만 7월 2.6%로 반등한 데다 향후 중동사태 등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 폭염 속 작황 부진 등의 불안 요소가 여전히 많아 물가당국의 총력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뛰는 집값과 가계대출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내리기보다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한은이 금리 인하를 언제 단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은이 뒤따라 10월께 한 차례 인하에 나설 수 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제시한다. 올해 성장률이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5월 23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물가상승률 2.6%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