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아화 환율 연초수준으로 하락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1일 양일간의 통화금융정책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각각 5.5%와 7.0%를 유지하기로 했다.
물가수준이 안정적임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에는 루피아가치 방어와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상했다. 2016년 7일물 RRP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은 이래 최고치였다. 이는 루피아 가치가 크게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커진 데다 무역흑자 축소,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이 더해지며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도 통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B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가 확산하자 2022년 2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며 사상 최저금리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8월 3.5%이던 금리를 3.75%로 인상한 후 금리를 올려왔다
인도네시아 물가상승률은 2022년 9월 5.95%로 고점을 기록한 뒤 하향세를 보이며 BI의 목표치인 1.5∼3%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은 2.12%를 기록했다.
페리 와르지요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루피아 환율의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고 인플레이션의 목표수준이내 관리를 보장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미래예측적인 조치"라며"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친성장 거시건전성 및 결제 시스템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루피아환율은 올해들어 크게 상승했다가 근래 다시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년초 달러화 대비 1만5400을 보이던 루피아 환율은 지난 6월 1만 6400까지 치솟은 후 8월 20일 기준 달러당 1만 5430선으로 연초 수준으로 내려왔다.
BI는 내수와 수출에 힘입어 국내 경제 성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주로 가계 소비와 투자에 힘입어 5.05%(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주요 무역 파트너의 수요 증가와 서비스 수출 증가로 수출이 증가했고,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이 주도했다. 올해 재정지출을 GDP의 2.3%에서 2.7%로 증가시키면 경제에 상당한 승수 효과를 통해 경제 성장률을 4.7~5.5%로 예상했다.
중앙은행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내수 약세로 하반기부터 둔화되고 중국 경제도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연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물가가 안정된 수준인 만큼 연내 BI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페리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3분기 루피아화의 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시기"라며 "4분기엔 금리 인하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